오늘은 지훈부장님과 둘이 근무하는날.
출근 하기가 싫다....
아무일 없이 지나가길 바란다.
여느때와 같은 일상이 흘러간다.
손님 한팀,두팀 오기 시작한다. 물론 나는 아직까지 보조일뿐.
손님이 보고간 테 정리나, 가공, 손님들 차 대접하는정도.
당시 내 한달 매출은 300만원도 넘기기 힘들었다. 물론 아직 베테랑 부장님들 처럼 고객응대가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적을수 밖에 없었고, 이해 할 수 있었다.
특히, 지훈 부장과 일 하는 날은 팩렌즈 판매조차 앞길을 막아섰다....
잡일을 하던도중, 문이 열렸다. 어린 학생 손님이였다.
지훈부장님을 쳐다봤다.
앉아서 나 한테 응대해보라는 눈 빛을 보낸다.
`반갑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경 하려고요...`
`옙 검사부터 도와드리겠습니다`
도수도 높지않고 근시만 잡혀 검사도 순탄하게 끝냈다.
자, 이제 테초이스만 남겨뒀다.
항상 테초이스할때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치고 들어오는걸 알기때문에
굉장히 빠르게 초이스 해줬다. 물론 고객님도 만족스러워했다.
학생이 고른테는 솔텍스 메탈테로 할인해서 6만원정도 하는테였다.
의외로 꽤 괜찮은것을 고르는거 아니겠는가.
테를 초이스 하고 진열장 위에서 안경렌즈 설명을 하기위해서, 이동 하던 순간
망부석 처럼 앉아있던 지훈부장이 일어났다.
지훈부장: 테 예쁜거 고르셨네요^^ 차트좀 줘봐~
나: 예?
지훈부장:안경렌즈 설명은 내가 해줄께.
나:옙....
청광렌즈 설명으로 테포함 13만원정도 나왔던거 같다.
가공은 내가 한후 미숙하지만 열심히 피팅하여 보냈다.
가면서 학생이 나에게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러는거 아닌가. 정말 지금 생각해도 감동이다.
일시작 하고나서 내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첫 순간`이 아니었나싶다.
학생 고객님이 간후, 평소에 자기가 판매한 차트도 미루다미루다 마감하기전 몰아서 입력하던
지훈부장이, 속사포로 내 차트를 입력하고 있는거 아닌가.
이대로 내 미비한 활약마저 빼앗 길 수 없다.
그옆에 바짝 붙어서 쳐다봤다. 검안정보,판매정보 등 적고 마지막이 남았다.
담당자:지훈부장,판매자:지훈부장 ..............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몇초 안되지만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후두부를 내리쳐 ㅂㅅ을 만들까. 원터치 쓰리강냉이를 내버릴까...
분노를 참고 입을 열었다.
나:`부장님 이거 차트 왜 부장님 이름으로 올리시는 거죠?.?
지훈부장: 안경렌즈 설명 누가해써?
나: ....... 그래도 검안부터 테 초이스까지 제가 했는데, 렌즈도 제가 설명 할 수있었습니다.
지훈부장: 니가 했으면 청광렌즈 팔수 있겠어? 지금 같은 시기는 만원,이만원이 굉장히 중요한거야 니가 뭘 알어?~~~
나: 알겠습니다.
그런후 같이 저녁을 먹는데 진짜 보기만해도 역겨웠다.
하지만, 저번부터 말했듯이 어쩔수 없었다. 어딜가든 나랑 맞는사람,맞지 않는사람이 있다 생각했고
지금 그만두게되면 다음에 어딜 취직해도 쉽게 퇴사를 생각 할 것만 같았다.
정말 기다리고 기다리던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망부석 처럼 앉아있던 지훈부장이 열심히 안경테 디피를 하는척 한다.
사장님이 오셨다. 지훈부장은 더 열심히 디피에 빠진척 사장님 오신걸 모른척 한다.
지훈부장: `아 사장님 오셨나요???` ^^(흐르지도 않는 땀을 닦는 시늉을 시전한다.)
사장님: 예~뭐하세요?
지훈부장: 다른 느낌좀 줘보려고, 디피 새로 하는 중이였습니다.
사장님: 고생하네요. 고마워요~ 막내도 좀 시키지 왜 혼자하나요?
지훈부장: 막내요? (비웃음) 아직 뭐 맡기기가 불안하네요ㅋ
오늘은 고객이 7~8팀정도 왔다. 사장님이 차트를 열심히 정독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장님: 부장님 막내는 오늘 한팀도 못 받았네요. 막내가 아직 부족한게 많겠지만, 학생이나 가벼운 케이스 같은면 맡겨보시죠.
지훈부장: 예. 사장님 안그래도, 기회를 주려하는데 겁을 먹었는지 손님이 오면 피하더라고요~ 제가 하나하나 가르치겠습니다.
나:`아까 손님을 응대했었는데 부장님이 치고 들어와서 뺐었습니다.!!!!!!` 라고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정말 화가나서 지훈부장을 처다봤습니다. 눈을 마주치지도 않습니다.
사장님: 막내야. 너도 이제 입사한지 어느정도 되었는데, 테만 닦지말고 손님 응대도.판매도 해봐야지~열심히하자~
나:알겠습니다.사장님.....죄송합니다....
지훈부장: (웃음 웃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