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사도 안되고 출근길 발걸음이 굉장히 무겁다.
하지만 난 먹여살릴 처자식이 있기때문에 애써 힘들내 문을 연다.
기본적인 청소는 어제 퇴근할때 모두 해놓아서 가볍게 진열장 닦은후, 매장 유리창을 닦았다.
유리창의 먼지를 닦아내며 땀을 흘리니 힘들기도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것보다 뿌뜻한 마음이든다.
그리고 주문렌즈칸을 확인해보니.....없다......
여벌렌즈라도 주문해야겠다...... 없다.......
자리에 앉아 조금넣어 놓았던 주식도 확인하고, 네이버 뉴스도 살펴본다.
그러다 문이열린다.
나:반갑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할아버지:(당당하게) 어~나 안경닦이좀 받으러 와써.
나: 고객님. 혹시 저희 매장에 기록이 있을까요?
할아버지: 엉 너 저번에 왔었어.
나:성함이 어떻게 되실까요?
할아버지:000이야
`폭풍 검색해보니 나오지않는다. 고객님 휴대폰번호로 검색해도 나오지않는다.`
나:고객님 찾아보니 안나오는데요...
할아버지:아~ 저번에 와서 걍 한번 둘러보고 갔지ㅎ
나:아...예..... 고객님 안경닦이 한장에 500원에 판매하고있습니다.
할아버지: 뭘 판매해.하나주지.
나: 죄송합니다. 저희 매장 구매기록이 있거나 하시면 서비스로 드릴순 있어도,그냥 주는건 힘들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뒤로쌩돌며 나가면서) 참. 여기 인심박하네.
나:.........
`뭐 후끼야 고객들에게 몇장을 주던 아깝지 않지만, 저렇게 이용한번 하지않고 당연스럽게 받으러 오는 사람을 보면 자괴감이 들어
철저히 비용청구를 한다. 그렇게 조용히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왔지만, 개시를 하지못해 끼니를 거른다....`
그래도 손님이 오지않아 선글라스 닦는다..... 몇백장의 선글라스를 닦아도 손님이 오지를 않는다.....
점점 쳐진다. 목이 잠기는 것 같아 혼자 궁시렁 궁시렁 떠들어도 본다.
그떄 손님이 들어왔다!
나:반갑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줌마: 아 잔돈좀 바꾸러 왔어요. 이거 천원짜리로좀 바꿔주세요.
나:...... 저희도 천원짜리 없네요. 죄송해요 ㅎㅎ 저기 옆에 은행있거든`.............요......
아줌마:네. (썡~말끝나지도 않았는데 듣지도 않고,인사도없이 떠난다....)
`아침에 할아버지한테 받은 멘탈의 상처가 없어지던중, 무개념 아줌마의 4가지에 멘탈이 흔들렸다.`
그래도 곧 손님이 올꺼라 멘탈을 다잡았다.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이 동네는 해만 지고나면 손님이 없어, 불길함이 느껴졌다.....
초조하던중 문이 열렸다. 왠지 또 피팅이나 서비스만 받으러 온 것 같아 짜증이 났다.
왠걸. 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아저씨:안녕하세요. 코받침좀 바꾸러왔어요.
나:예~ (당연히 우리 매장에서 한건아니였다. 대화도 섞이싫어서 빨리 해주고 내보내려했다.)
나:고객님 교체했습니다.
아줌마(와이프): 아 제것도 해주세요.
나: ....예.
`교체하던중, 아저씨가 이것 저것 써보더니 오클리를 찾는다.ㅋ `
아저씨:여긴 오클리가 없나봐~ 오클리 편하던데.
나: 아 오클리 써보신적 있으세요?
아저씨: 그럼~ 써봤지. 한 십년전에 산건데 지금까지 편하게 잘 쓰고있어.
나: 10년이요? 소중하게 잘 쓰셨나보네요.
아저씨: 튼튼하던데. 10만원 주고 샀는데 지금까지 잘 쓰고있어.
나: 싸게 사셨네요.ㅎ
나:사모님 것도 다 교체했습니다.
아줌마:예.
`코받침 교체하는동안 이둘이 써본 선글라스가 최소 10장 이상이었다.`
써보면서 이거는 이러쿵 저거는 저러쿵 구시렁거린다.
아줌마:아 마음에 드는게 없네.
아저씨: 그래?
아저씨:사장님 다음에 올께요. 혹시 톰포트 있어요?
나:없습니다.
아저씨: 그래요. 다음에 올께요(후다닥 후다닥)
`아줌마랑 야반도주 하듯 도망친다. 혹시라도 내가 비용청구를 할까........ 이것 저것 물어보는게 눈에보인다. `
역겨웠다. 그렇게 천원 이천원이 아까운데 밥은 왜 먹고사나 싶었다......
`그들이 남기고간 흔적들을 차근차근 치운다. 아줌마가 화장을 얼마나 진하게 했는지, 잠깐 써본것도 코받침에 분이 한가득이다.`
다 정리후 여전히 손님이 오지않았다.
` 하 오늘은 노개시인가보다. 청소나 하고 좀 일찍 들어가자.`
청소 끝낸뒤, 마감을 한다. 아...깜빡했다. 마감할 것이 없구나........
그렇게 매장문을 잠그고, 쪽문으로 나가던 찰나 문을 두둥긴다!!!!
젊은여성고객: 아 혹시 끝나셨나요?
나: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 후다닥 불을 키고, 손님에게 물었다.`
나: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젊은여성고객: 음...콘택트.....
나: 아 혹시 기록있으셨나요?
젊은여성고객:아니요..
나: 혹시 사용하시는 도수있거나 새로 검사해드릴까요?
젊은여성고객: 아! 쓰던 도수 있어요. -175 이거 쓰고있어요.
나: 아 그렇 찾으시는 제품있을까요?
젊은여성고객: 음... 안경원에서 샘플주는거 받으러 왔어요. ^.^
나:샘플을 주는거요?.......
젊은여성고객: 예. 샘플 주는거 있지않나요?
나: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속이뒤집히는줄 알았다...) 죄송합니다. 예전에 0큐브에서 하던것이 있었으나, 지금은 종료되었습니다.
젊은여성고객: 아네. 수고하세요.
나:안녕히가십쇼............
`문 닫은후 줄담배를 폈다.... 집에들어가서 와이프랑 치킨이나 먹으려고 포장해서 집에 도착했다.`
와이프가 아이를 보냐고 지쳤는지, 같이 쓰러져 자고있다........
`치킨은 식탁에 놓은후, 조용히 씻으러갔다.`
`하..... 이짓거리를 언제까지 해야되나.......`
씻고나와 오픈한 동기에게 연락해봤다.
나:민수야 잘있냐:?
민수:엉 걍그렇지뭐 ㅋ
나: 장사는 좀 어때:
민수: 하 ㅈ같다.ㅋ 노개시했다 오늘 ㅋ
나: 너두? 야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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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이 외칩니다. 야 나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