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열한살때
동네에 개벵이 돌았다
울집개도 개벵이 걸렸느데
첨에는 제 애미를 물어죽이더마
후에는 제 아가리로
물어 죽일수 있는 것들은
몽땅 물어 죽였다
결국에 동네 사람들이
몽디로 때려죽일려고하자
그놈은 달아나 버렸다
몇날이 지나서 그개는
삐쩍 마른 꼬라지로 다시 나타났다
쌔까만 눈깔에 맥이 하나도 없었는데
개는 천천히 드러눕어 죽었다
나는 그 개를 동네 뒤에다가 묻어줬고
그렇게 땅에 묻혔던 개는
그날 밤에 다시 꺼내져
어른들한테 잡아묵혔다
갑자기 그개가 생각난거는
그후에 한번도 돌지않던
개벵이 다시 돌아서였다
개벵이 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