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바닥을 치고 1월도 그닥...재미가 없다...
쉬지못해 정말 피곤하지만 그래도 아침에 눈이떠진다...
무거운 몸을 이끈채 와이프와 아이에게 인사를 하고 매장에 출근한다.
매장에 나와 청소와 잡일을 한후 커피한잔을 마시며 손님을 기다려본다...
어제는 왠일로 손님이 조금 와서인지 오늘은 굉장히 조용하다....
아침은 먹고와 점심을 늦게 먹는편인데 슬슬 점심을 먹으던 찰나 손님이 들어오셨다.
2시경... 아 이제 개시를 하는구나~!
엊그제 문의하고 가셨던 어르신이 오셨다. (부인과함께)
나:어서오십쇼~!
어르신:...나 기억해?
나:음..아 어르신.엊그제? 오셨다 문의하시고 가셨죠?
어르신: 응 그래. (주섬주섬 무엇을 꺼낸다).
나: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어르신:아 내 와이프가 망막수술을 했어. 여기 처방전 받아왔거든. 이거대로 해줘
나:알겠습니다. 혹시 여기 꺼내두신 안경테로 하면될까요???
(안경테는 참고로 굉장히 오래되고 많이 삭아있는 반무테였다.)
어르신:엉 여기다해줘. 뭐 잠깐만 쓰면 될껀데 뭐.
나:예.알겠습니다. 어르신 근데 어머님 처방 받아오신 도수대로 하려면 비용이 조금은 나올것같습니다.
어르신:얼마?
나:음 못해도 5만원정도는 나올것 같습니다.
<참고로 도수는 혼합난시에 고난시추가였습니다. 안경테는 예전 마담빵 옆쪽으로 반무테 형식이구요.>
어르신: 뭐? 그리비싸?
나:예 어르신. 어머님 도수상 안경렌즈가 비용이 조금더 나올수 밖에 없습니다.
어르신:의사가 2만원이면 된다했는디?
나:????.....
와이프:그냥가자. 뭐 이렇게 비싸.
나:어르신. 보편적인 도수면 그것보다 저렴하게도 할 수 있으나 어머님 처방 받아오신도수는 안경렌즈 가격이 조금 나가게됩니다.
어르신: 아니 병원에서 2만원 정도면 한다했는데...참...
나:어르신 병원은 눈의 검사.질환이나 수술을 주로 하는곳이고, 안경은 저희가 만들고 안경렌즈 가격은 안경원에서 책정 하는것입니다.
와이프:(발끈하며) 아니 병원에서 잠깐 쓰랬는데 그렇게 비싸면 되요?
나:잠깐 쓰던 안쓰던 사용되는 안경렌즈나 제 기술비용은 동일합니다.
어르신: 조금만 싸게해줘.
나:(어차피 안할것 확실해보임.) 안됩니다.어르신.
어르신: 병원에서 2만원이면 된다던데~
나: 어르신. 어머님 망망수술하신거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 주셨나요? 제가 그 수술 5~10만원이면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게 상식적일까요?
어르신:.......
나:당연히 안질환이나 수술에 관한건 의사선생님들이 잘하겠지만, 안경에 관한건 제가 전문가입니다.
어르신:.......
나:어르신. 혹시 휠체어 필요하셔서 병원에서 잠깐 1~2달 쓴다고 빌려달라 할 수있겠습니까? 그것도 2~3만원에?...
어르신:.....(멋쩍은지) 그래. 그럼 걍 앵경 안쓰고 좀 있다가 1달뒤 병원 갔다 다시올께.
나:예 어르신. 들어가세요~
며칠전 가격문의를 하고가셨던 어르신이 오늘 개시 하는줄 알았네요.
부인이신 와이프분 안경렌즈 교체건이었는데, 망막 수수을해 1~2달정도 안경을 쓰신다고하는데
먼저 던져보는것 일수도 있고, 아니면 병원에서 그렇게 말한것일수 있습니다.
뭐 저도 장사가 안되서 걍 날려 팔까 하는 생각도 찰나 들었지만, 어르신께서 의사가2만원이면 된다는데?
라는말에 깊은 빡침이 올라와 최대한 좋게 내보냈습니다.
여러분 안경시장 지금 죽을만큼 죽었습니다. 지인들과 만나면 안경은 우리세대가 끝이다. 10년 밖에 안남았다 이런말이
많이 나오지만, 우리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무분별한 가격 경쟁은 우리 모두에게 출혈이며
고객들에게 신뢰성 또한 멀어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우리 후세대에도 안경사라는 직업이 남아있게 정신차려주세요.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하는게 아니고, 살도 내어줘...뼈도 내어줘... 얼마나 더 빼았기고 서로 빼았을지... 모두 정신차리십쇼!